한국형 위드(With) 코로나인 '단계적 일상회복' 첫 단계가 시행 된 1일, 민통선인 파주시 진동면 하포리 산129번지 의성 허준 선생 묘역 입구에 조성 된 철망에 이색 리본들이 바람결에 나부끼고 있었다.

약간 빛바랜 리본부터 아직 원색을 간직한 리본에는 '코로나19로 숨진 넋들의 명복을 빕니다.' '위드 코로나 끝까지 함께 이겨내요' '허준 할아버지 다시는 코로나가 오지 않게 해주세요' 등의 '코로나19' 시대의 종식과 위드 코로나 시대를 함께 하지 못하고 떠난 이웃들의 넋을 위로하는 염원이 담겨 있었다.

이 지역은 민간인통제구역 안으로 출입증이 있는 이들과 영농인들의 출입만 가능한 군사지역이다. 

그럼에도 이같은 리본이 걸려있는 것은 묘역 인근 농장을 방문한 방문객들이 영농을 마치고 묘소를 찾아 코로나 종식의 간절함을 허준 선생에게 고하는 하소연이 고스란히 묻어나고 있다.

허준 선생 묘소를 찾는 방문객들을 위해 이 행사를 주관한 허현강 재단법인 허준문화원추진위원장은 "허준 선생의 숨결을 가까이서 느끼고자 방문한 이들에게 예방의학과 공중보건에 애쓰셨던 허준 선생님의 정신을 설명하던 중 갑자기 기획하게 된 일"이라며 "미처 준비가 돼 있지 않아 일행들의 손수건 등 소지품에 기원을 담는 등 여러 에피소드가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재단법인 허준문화원 추진위원회는 이번 행사가 진행되던 중 우연히 만난 어린이들이 참여하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며 허준 선생 묘소 앞에 '코로나19'의 종식과 위드 코로나 시대를 성공리에 마감할 수 있는 다짐들을 담아 보는 부스를 만들어 설치했다. 

이같은 행사의 진행은 긍휼과 애민 정신으로 모든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사랑으로 돌보셨던 허준 선생의 유업을 기리는 차원에서 실시했으며, 허준문화원 추진위원회는 "구암 허준의 동의보감이 유네스코 기록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었던 까닭은 공중보건의서로서 가치가 인정되었기 때문"이라며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고통 받고 있는 가운데에 파주시에 위치한 허준의 묘역 앞에 걸리는 이와 같은 메시지가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이한 세상에 작은 위안이 돼 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또한 허준묘가 위치한 지역이 민통선으로 통제된 지역이라 더 많은 이들이 함께 할 수 없는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허 위원장은 "낯선 질병의 출현으로 모두가 대응하지 못하고 두려움에 떨다 아까운 목숨들을 잃는 과정을 겪고 우리는 지금 백신과 치료제가 등장한 시대에 왔다. 당시 주검을 맞이한 이가 당장의 나였어도 아무 이상할 것이 없었던 상황"이라며 "지금을 함께 하지 못하고 떠난 이들과 그 가족의 위로와 넋을 기리는 이 과정을 기억하는 일은 미래 의학을 준비해야 하는 우리들의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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